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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때리는영화/2000년대영화

시티 오브 갓(City Of God, 2002), 브라질 삼바 열기가 묻어있는 최고의 영화

시티 오브 갓(City Of God, 2002),

브라질 삼바 열기가 묻어있는 최고의 영화

 

영화 '시티 오브 갓'은 헐리우드 일변도의 영화만 보면서 식상함을

느낀 분들에게 적극 추천할만한 영화다. 요즘의 헐리우드 영화들은 2000년대 이전에

느꼈음직한 그런 '맛'이 솔직히 잘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화려한 CG로 눈을 어지럽히기는

하지만, 돌아서고 나면 남는게 없다. 이 처럼 느낌 없는 헐리우드 영화보기에 지치신

분들이라면 반드시 '시티 오브 갓'을 보셨으면 한다. 단순히 바람 쐘 겸 보는 브라질 영화가

아니라, 정말 그간 잊고 살았던 진짜 영화의 매력과 묘미가 한껏 묻어있기 때문이다.

 

 

 

 

'시티 오브 갓'은 뭐랄까. 일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같은 영화들

처럼 1960년대 브라질 사회를 다룬 영화다. 다가올 2014년엔 브라질에서 월드컵이

벌어지지만 삼바 열기로 가득한 이 나라의 1960년대 풍경은 옹기종기 판자촌이

모여있는 개발 이전의 브라질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시티 오브 갓'은 직역하면 말 그대로 '신의 도시'란 뜻이 되기도 하지만,

영화 내용상 이곳은 그야말로 신으로부터 버림받은 도시라는 역설적 뜻이 담겨

있다. 영화의 성격은 도입부 오프닝 영상만 보아도 굉장히 많은 것들을

암시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영상부터 보자.

 

 

 

▲ 영화 '시티 오브 갓' 오프닝 영상

 

영화 '시티 오브 갓'은 이처럼 폭력이 난무하는 도시 안에서 일찌감치

어른이 되기도 전에 벌써부터 인생을 배우게 되는 아이들로 넘쳐난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생존을 위한 경쟁과 본능들이 자연스럽게 갱들의 세계로 진입할 수 있는 

성장배경을 제공하고 있다. 때문에 영화에 등장하는 어린 아이들 역시 매우

위험천만한 상황에 자연스럽게 노출되어 있는 모습들이 그려지고 있다.

 

 

 

▲ 아이들이 얼마나 위험하게 노는지 볼 수 있는 영상. 진짜 '레알'스럽다.

 

 

 

 

 

게다가 아이들 연기도 얼마나 실감나던지 '이거 진짜 레알이다'란 생각마져

들게 한다. 브라질 영화는 예전에도 보아서 익히 알지만 단순히 남미분위기가

풍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가공되지 않은 자연산을 접하는 것처럼

그 나름대로의 생명력과 독특한 색채가 물씬 풍긴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이

바로 헐리우드 영화에 식상해져 있는 우리에게 잊고 있던 영화의 매력을

다시금 일깨워 주는 요소라고 말할 수 있다.

 

 

 

  

 

 

 

 

'영화 시티 오브 갓'은 보여지는 이채로움 말고도 짜임새 있는 구성과 편집이

돋보인다. 현기증 나는 속도감과 빠른 편집, 핸드헬드 카메라, 시점의 잦고 빠른 변화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쿠엔틴 타란티노에 대한 오마주 또한 보란듯이 펼치지는데

'시티 오브 갓'은 20세기 말과 21세기 초 미국식 영화 만들기의 어조와 박자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면서도 고유의 색깔은 잃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오스카 후보 4개 부문(감독, 각색, 촬영, 편집) 후보에도 올랐던 영화

'시티 오브 갓'은 시대정신을 완벽하게 포착하는 영화와 다가올 세상을 살짝 엿보게

해주는 영화가 있다고 했을 때 두 가지 모두를 충족시켜 주는 영화로 평가받는다.

'시티 오브 갓'의 중심에는, 비교적 사정이 나았던 1960년대에 시작해서 1980년대까지

브라질 주택정책의 퇴보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도 하다. 폭력과 가난에 찌든

이 지역에서는 세대가 이어질수록 인간적 연민이나 양심, 희망 모두가 갈수록

상실돼어 가는 모습을 뛰어난 연출력에 의해 훌륭히 잘 그려내고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시티 오브 갓'은 출연 배우들도 색다르다.

레알 느낌이 느껴진 이유가 따로 있었다. 십 대의 부스카페(알렉산드르 로드리게스)의

내레이션으로 영화는 진행되지만, 대부분의 등장 인물들은 실제 거리의 아이들인

비전문 배우들이 연기했다. 부스카페는 온화한 성품 덕에 그는 갱스터가 되지 않고

예술적 소질을 발휘해 자기 주변을 담아내는 유명한 사진가이자 다큐멘터리 작가가 된다. 

'시티오브갓'에서 다양한 인물들과 복잡하게 얽힌 스토리라인에서 굳이 주인공을

고르자면 지나치게 폭력적인 리틀 체를 꼽을 수 있다.

 

 

 

 

 

 

 

 

 

 

리틀 체는 폭력적인 성향과 철저한 양심의 결여로 스스로를 무시무시한 인물로

만든다. 거의 야생으로 돌아간 듯한 집 없는 아이들이 그 주택 프로젝트를 스스로 떠맡는

마지막 몇 분의 열린 결말이 이 영화의 요점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시티 오브 갓'에서

리틀 체는 그렇게 가장 강렬한 캐릭터로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군림하다시피 하고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사실 베네 역을 맡았던 '펠리페 하겐센

(Phellipe Haagensen)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가장 예술적이면서도 똑똑하고 멋을

아는 진정한 로멘티스트였는데 안타깝게도 먼저 가버린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정말 '시티 오브 갓'은 그동안 진절머리나게 보아온

헐리우드식 영화에 통쾌한 한방을 날려줄 수 있는 매우 인간적이고 정말 영화스러운

작품이라고 다시 한번 추천의 말을 남긴다. 아마도 '그래. 맞어. 이런게 바로 영화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될 것이다. 내년이면 2014 브라질 월드컵이 다가오는데, 무덥고 습한 여름

미리 삼바 열기가 넘쳐나는 브라질 이야기.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브라질'영화

'시티 오브 갓'을 적극 추천한다.

 

 

 

 

 

시티 오브 갓
Cidade De Deus, City Of God, 2002

브라질, 프랑스, 미국
상영시간:129분
개봉:2005년11월3일

감독:페르난도 메이렐레스(Fernando Meirelles), 카티아 런드(Katia Lund)

출연:알렉상드르 로드리게즈(Alexandre Rodrigues-로킷),

레안드로 피르미노(Leandro Firmino-제),
펠리페 하겐센(Phellipe Haagensen-베네),

더글라스 실바(Douglas Silva),

조나단 하겐센(Johnathan Haagensen)

 

 

 

▲ '시티 오브 갓'(2002) - Official Trai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