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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때리는영화/2000년대영화

더 로드(The Road). 2009 미래를 미리 보여준 영화

더 로드(The Road). 2009 미래를 미리 보여준 영화

 

인류가 멸망할거라는 이야기는 늘 있어왔고 그 정점이 바로 올해 2012년이다.

영화 '더 로드'는 그런 우리에게 미래를 보여준 영화라고 믿는다.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에서이건 세상이 끝나버린 시점의 상황을 아들과 아버지의 여정으로

감동적으로 보여준 영화 '더 로드'. 2009년 존 힐코트 감독에 의해 만들어졌고 반지의제왕에

아라곤역의 비고 모테슨과 엄마역의 샤를리즈 테론, 아들역의 코디 스밋맥피 그리고 특별출연으로

노인역에 로버트 듀발이 나오는 영화이다.

 

 

 

 

 

 이 영화 '더 로드'는 단순히 헐리우드 오락영화에

심취한 분들이면 보지않는게 좋을 듯 하다. 매우 지루하고 졸리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뭔가 의미있는 것을 좋아하고 인류라는 명제에 대해 생각하고 살아가는 분일수록 꼭 보아야 할

영화이다. 팝콘 먹으며 볼 영화가 아니니까 가볍게 보고 싶은 분은 패스하시길.

 

정말 뭔가 느끼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평점 7.59의 수작 ★★★★☆

 

 

 

더 로드는 영화 내내 거의 아버지와 아들만 나온다.

그저 걷고 또 걷고 남쪽을 향해, 어딘가 안전한 곳에 있을 좋은 사람들과 먹을것을 위해

살고자 무작정 길을 걷는다. 때론 세상이 망해버린 와중에도 들개들처럼 변해버린

위험한 사람들을 피하기도 하며 도처에 어디에서 튀어나올지도 모를 위험을 피해

그렇게 머나먼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이다. 엄마(샤를리즈테론)은 도저히

이런 세상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아이가 태어날 때쯤 그렇게 어느날 갑자기

인류에게 파멸이 다가왔다. 곧 태어날 아이에게 이런 개같은 절망만이 어둡게 드리운

세상을 안겨주기 싫어 괴로워하는 엄마....그 심정 충분히 공감갔다.

 

 

 

 

그리고 아빠와 아들만 남은 것이다. 아이는 어느덧 성장해 일곱살쯤 되었고

세상은 여전히 모두가 죽어버리고 황폐해진 폐허 뿐이다.

아이는 엄마인 샤를리즈 테론을 너무나 빼닮았다.

 

 

 

 

가는 길에 노인을 만났다.(로버트 듀발)

난 이 영화 '더 로드'에서 그 노인이 한 말을 들으며 소름이 돋았다.

내가 늘 관심갖고 불안해하던 그런류의 이야기가 그저 허무한 상상에 지나지

않았을지도 몰랐는데 그런 이야기가 영화 대사에 나온다. 노인을 통해서 말이다.

모닥불가에 앉아 아빠와 노인이 하는 대화내용은 이랬다.

 

 

 

 

[노인과의 대화 장면]

 

 

 

 

노인: 난 이렇게 될걸 알았죠. 이렇지 않으면 비슷한 다른 어떻게든...

 

그건 경고였죠.

 

몇몇 사람들은 반대론자라고 생각했죠.

 

난 언제나 이럴거라고 믿었구요.

 

 

 


아빠: 그걸 위한 준비를 했었나요?

 

노인: 어땠을거 같으세요?

 

알았던들 뭘 할 수 있으며, 몰랐더라도 뭘 할 수 있었겠어요.


(중 략)

 

 

 

아빠: 신은 알겁니다.

 

노인: 신이 뭘 알겠어요...

 

신이 뭘 알겠나요? 그가 아는게 뭘까요?

 

신이 있다면 그가... 지금 당장 이 상황을 되돌려 놔야죠.

 

누가 인류를 만들었더라도, 여기엔 인류가 없어요. 없죠.

 

없어요. 그러니 조심하세요. 조심.

 

 

 

 

아빠: 죽길 원하세요?

 

노인: 아뇨, 그건 어리석은 질문이네요.

 

황금같은 시간을 보내는 나에겐 말이죠.

 

 

 

 

'더 로드'에서 로버트 듀발은 이 대목에서 등장하는 눈 먼 노인네일 뿐이다.

하지만 그는 역시도 연륜있는 배우답게 멋지 연기를 보여주었다.

영화에서 그 역시 사랑하는 아들이 있었지만, 어떻게 되었는지 무슨일이 있었는지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깊은 내면 연기가 일품이었다.

 

 

 

 

짧지만 충분히 영화 전체를 이해하고 무게있는 배역을 소화해 낸 것이다.

노인은 이런 세상이 곧 올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그렇게 믿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나 역시 그런 사람 중에 하나이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설같은 소리한다"며 터무니 없어 한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나역시 없을까만, 돌아가는 상황은

그렇게 무사태평하지만도 않다. 영화 '더 로드'에서 노인이 말한 것처럼,

어쩌면 알았던들 뭘 할 수 있으며, 몰랐더라도 뭘 할 수 있었겠냐지 않던가.

 

 

 

 

어쨌든 '더 로드' 영화는 확실히 달랐다.

마치 묵시록처럼 미래의 세계를 미리 보여주고 그려보고자 했던 감독의 의도대로

정말 영화는 보는 내내 칙칙하고 어둡고 음산하며 공황하다. 정말 아무도 없다.

미리 보여주는 종말이 찾아와 망가져버린 인류의 모습이 그러했다.

 

 

 

▲ 샤를리즈 테론이 종말이 찾아온 세상에 내놓은 아들. 그녀를 너무 빼닮았다.

 

두고두고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 영화로 추천할만 하다.

단, 오락영화는 절대 기대하지 마시고 묵묵히 관전하길 바란다.

뭔가 느끼는게 있다면 당신은 정말 영화를 제대로 즐길 줄 알고

영화를 사랑하고 인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