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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사는 세상사/이런수가

공주사대부고 교장만 직위해제 한다고 해서 끝나나

공주사대부고 교장만 직위해제 한다고 해서 끝나나

 

공주사대부고 교장 직위해제로 또 그렇게 넘어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사회는 언제나 희생자가 발생하면 그에 따른 진짜 근원적 책임을 묻기보다는 당장

눈에 보이는 누군가로 하여금 총대를 메게 하는 관행이 있다. 이번에 사설 해병대캠프에서

발생한 희생자 유족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는 그 심정도 이해가고  故人이

되어버린 어린 청소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그러나 공주사대부고 교장 하나 목아지 친다고 끝날 일만은 아닌 듯 하다.

언론의 보도를 살펴보면 '사설 해병대캠프'를 크게 강조하는걸 엿볼 수 있었다. 처음

사고가 발생했을 때부터 어디까지나 이번 사건은 전적으로 사설 기업의 책임에 국한시켜려는

의도가 보였고 지금은 또 교사들이 사고당일 술을 마셨다는 등 늘 그런식의 보도가 이어진다.

교육부에도 엄청 큰 책임이 있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국방부 이하 해병대도 그렇고

지자체는 물론 여기저기 책임을 물어야 할 곳은 사실 많다. 하지만, 시작부터 '사설'로

국한시키려는 의도는 뭔지, 뉴스와 언론 기사를 보는 순간 씁쓸했다.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공주사대부고 교장을 직위해제 처리한다고 한다.

 

 

 

 

물론 이번 사고로 공주사대부고 교장이 책임을 져야 하는건 당연하지만, 

보다 근원적 문제해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게 맞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워낙

전 국가적으로 자고 일어나면 하루가 멀다하고 굵직한 사건들이 추풍낙옆처럼 쏟아지는

나라이다보니, 뭐 하나 제대로 짚고 넘어갈 틈도 없다. 일주일전 사고나 이슈는 까마득한

이야기로 묻히기 쉽다. 때문에 교육부는 서둘러 공주사대부고 교장을 직위해제하고

보자며 선수를 쳤다. 유족들 말마따나 형사처벌감 아닌가? 교육부가 서둘러 나서는건

좋은데 왠지 구린 냄새가 난다. 왜냐하면 후속조치 내용들을 보면 이미 진작부터

철저히 관리되어지고 했어야 할 일들이기 때문이다. 감사반 투입한댄다.

 

 

 

 

교육부는 21일 사설 해병대 캠프에서 훈련 도중 학생 5명이 파도에 휩쓸려

숨진 사고가 발생한 충남 공주사대부고 교장을 직위해제하고 조속히 교장 직무대행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했고, 공주사대부고 교장이 직위해제 됨과 동시에 감사반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것도 긴급 투입이라고 한다. 지침에 따라 수련활동 관련 계약이

체결되고 업체가 선정됐는지,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쳤는지를 점검하고 결과에 따라

관련자 조치와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제와서 말이다.

 

 

 

 

왜 마을 주민들도 그렇게 위험을 경고하고 말이 많았었고 이미 10년전에도 비슷한

사고가 일어났었음에도 이런 일들이 계속되어왔는지, 그리고 사고가 발생하니까 이제와서

이게 다 무슨 쇼인지 한심스럽다는 생각이 앞선다. 언제까지고 행정이라는 부분들이 이렇게

방만하게 돌아가야 하는지, 또 일어 터진 다음에 진짜 보이지 않는 관계자들은 뒤로 숨고

당장 눈에 보이는 이들에 대한 공분을 유도하는지도 의심스럽다. 공주사대부고 교장은

당연히 책임지고 처벌 받아야 마땅하나, 그 이면에 가리워진 총체적 부실과 불감증, 방만한

운영들에 대해서도 제대로 문제해결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와 같은 사고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거란 생각이 든다. 죽는 사람만 불쌍한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