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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People)/영화배우

'구타유발자들' 이후 본격적으로 연기변신 성공한 배우 한석규

'구타유발자들' 이후 본격적으로 연기변신 성공한 배우 한석규

 

'구타유발자'는 '세븐데이즈'의 원신연 감독의 2006년도 작품으로 배우 한석규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괴이한 영화였다. 차라리 '싸이코' 드라마로 분류해도 좋을 정도로 이문식을 비롯해 대부분의

출연배우들이 온전한 정신을 가지고 등장하지를 않는다. 그나마 온전한 배우라고 해봐야 한석규의 동생

'현재'로 등장하는 김시후만이 멀쩡해 보이기는 하지만, 동네 양아치들에게 만신창이가 되도록

두들겨 맞는 바람에 이 친구는 정신이 멀쩡해도 온몸이 온전하지를 않았다.

 

 

 

 

이런 요상스러웠던 영화 '구타유발자'를 보면서 배우 한석규의 변신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으니, 돌이켜 보면 과거 1992년에 MBC드라마 '아들과딸'에서 후남의 남편으로 나와

점잖았던 한석호 검사의 이미지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만큼 데뷔 이후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스타 한석규의 변신이 낯설어 보이기도 했지만, '구타유발자들'은 왠지 어색한듯 하면서도

섬뜩하니 천연덕 스럽기까지 한 이런 연기가 그에게 너무나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던 그런 영화로

기억하고 있다. 물론 이 영화에 대해 불편했을 사람들도 분명 많았을 테지만 말이다.

 

 

 

 

'구타유발자'의 원시연감독은 1990년 최진실이 나왔던 영화 '꼭지단'에 단역으로 출연한 이래

90년대 '여고괴담'이나 '넘버3' 등 상당수의 영화에서 무술지도를 하거나 직접 스턴트 연기를 했던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한석규는 그동안 점잖거나 진지하거나 말쑥했던 이미지를 벗어던지기

위해 '초록물고기' 이후 1997년 '넘버3'를 통해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는데, 이 때 무술지도를 했던

원신연 감독과의 인연을 만든 듯 하다. '구타유발자들'이라는 이 독특한 영화에서 괴짜 시골 경찰로

한석규를 캐스팅하게 된 데에는 다 이런 친분관게가 작용하지 않았을까. 물론 끝을 모르는

과감한 연기변신에 대한 갈망으로 한석규가 먼저 들이댔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 구타유발자들(2006)-원신연 감독 작품.

 

이 독특한 영화 '구타유발자들'은 원신연 감독이 직접 쓴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2004년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극영화 시나리오 공모 대상을 받기도 했던 이 영화의 스토리는

단순한 듯 하지만 의외로 풍자가 짙은 영화이기도 하다. 조용한 시골마을에서 벌어지는 이 웃지못할

스토리는 결국 비극으로 끝나기는 하지만, 과정상에서 보여주는 각 캐릭터들의 엽기적인 모습과

광기어린 모습들은 깊은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김윤진 주연의 '세븐데이즈'(2007)를

보고 난 뒤에 군더더기 하나 없는 완성도 높은 이 작품을 도대체 누가 만든거야 했다가

'구타유발자들'의 원신연 감독이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기도 했었다.

 

 

 

 

한석규와 동반 출연하면서 특히 '구타유발자'에서 혼신의 연기를 했던 배우로 이문식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지금껏 상당히 많은 작품들에서 무르익은 명품 조연연기의 극치를 보여주기도 했는데

정말 이 영화에서는 소름이 다 돋을 정도로 가장 엽기적인 캐릭터로 나온다. 이전까지의 작품에서는

그저 웃기기만 하는 감초역활에 치우쳐 있었다라고 한다면, 구타유발자에서 그가 보여준 연기는 최고 절정에

달했다고 해야 할 정도로 '봉연'이라는 캐릭터의 복잡미묘한 내면 심리변화까지 가증스러울 정도로

섬뜩하게 연기했었다라는 사실을,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은 다 기억할 것이다.

 

 

 

 

자! 그럼 구타유발자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한석규에 대해 조금만 더 살펴보기로 하겠다.

개인적으로 30을 넘기는 나이에 처음 영화 출연하면서 10년간을 미친듯이 달린 끝에 90년대를 대표하는

가장 성공한 영화배우로 군림했던 배우 한석규의 영화에서 최고의 작품을 꼽으라고 한다면 좀 머뭇거릴 수

밖에 없다. 일단 강재규 감독의 '쉬리'같은 영화야 한국영화사에 길이 남을 대표적인 흥행작이자 화재작으로 기록

되었다지만, 8월의 크리스마스, 접속, 은행나무 침대 등등...너무 많은 작품들이 줄이어 있다. 그것도 대게

흥행면에서도 꽤 괜찮았고 평가도 나쁘지 않았다. 그래도 수작을 꼽으라고 한다면, 개인적으로 이창동 감독의

'초록 물고기'를 꼽고 싶다.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은 작품을 꼽으라면, 오늘 '구타유발자들'을 포스팅하게

되었지만, 영화 '그때 그 사람들'을 꼽고 싶다.  한석규가 출연했던 영화들은 역시도 하나같이 다 화재작이었고

왜 그가 90년대 명실상부 가장 성공한 영화배우로 자리했었는지 알 수 있다.

 

 

 

 

한석규는 매우 성실한 배우로도 잘 알려져 있다. 90년대를 그렇게 한국영화사에 있어 한 획을

그을 정도로 내달렸지만, 그에게도 침체기는 있었다.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 '텔미썸딩' 이후 잠시 주춤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2002년 '이중간첩'으로 건재함을 알리기도 했다. 그러나 스스로도 느꼈던 것인지

이제 더 이상 지나온 과거의 그런 똑 같은 배우 한석규로 연기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새로운 시도와 노력을

해 온 것으로 보인다. 90년대 '넘버3'에서 한차례 틀을 깨려했던 시도가 있었지만,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는

'그때 그 사람들' 이후 본격적인 연기변화, 이미지 변신에 가속화를 가져오게 된 듯 하다.

그렇게 해서 2006년 '구타유발자'들을 통해 드디어 확실한 연기변신에 성공했다고 보는 이유도

이런 과정들이 엿보였기 때문이다. '구타유발자들' 이야기를 꺼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한편, 주로 현대물에 출연하면서 사극과는 전혀 안어울릴 법 했던 한석규는 2011년

SBS 사극 '뿌리깊은나무'에서 훗날 '세종대왕'이 되는 충녕대군 '이도'를 연기한 바 있다. 당시 모든

시청자들이 놀랐을 법한 너무도 뜻밖의 캐스팅이었다. 사실 어쩌면 영화배우를 하기에도 그는 너무나 평범한

얼굴이었을지도 모를 그였는데 사극까지 넘볼 줄은 몰랐다. 평범한 마스크 때문이었는지 몰라도

한석규는 원래 1990년 성우로 첫 데뷔를 했었다. 그러나 언제나 노력하는 배우, 자기를 돌아볼 줄 아는

성공한 배우답게 '구타유발자' 이후 확실한 연기 변신에 탄력을 받은 이후 강한 자신감을 발견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한결 여유에 찬 그의 연기에는 아무 배우나 따라할 수 없는 그런 아우라 마져 느껴진다. 

그리고 1998년 '쉬리' 이후 약 15년 만에 비슷한 듯 다른 느낌의 영화 '베를린'을 통해

25년간 다져진 그의 연기인생에 또 한번 분수령을 맞이한 듯 보인다.

 

▶ 참고: 배우 한석규에 대해 좀 더 살펴보려면

 

 

  

 

 

 

 

 

 

 

 

한석규
영화배우, 탤런트
출생:1964년 11월 3일(서울특별시)
신체:178cm, 64kg
소속사:클로버컴퍼니
가족:배우자 임명주
학력:동국대학교 연극영화학 학사
데뷔:1990년 KBS 22기 공채 성우

 

 

 

 

출연작품


2012 베를린
2012 파파로티
2011 뿌리깊은 나무
2010 이층의 악당
2009 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
2008 눈에는 눈 이에는 이
2006 사랑할때 이야기하는 것들
2006 구타유발자들
2006 음란서생
2005 미스터 주부퀴즈왕
2004 그때 그사람들
2004 주홍글씨
2002 이중간첩
1999 텔미썸딩
1998 쉬리
1998 8월의 크리스마스
1997 접속
1997 넘버3
1997 초록물고기
1996 은행나무 침대
1995 호텔
1995 말미잘
1995 닥터 봉
1994 까레이스키
1994 서울의 달
1993 파일럿
1992 아들과 딸
1991 여명의 눈동자
1990 우리들의 천국
1986 한 지붕 세 가족

 

 

 

 

 

 

  

 

 

 

 

 

 

 

 

 

구타유발자들
A Bloody Aria, 2006

한국

115분

개봉:2006년5월31일

감독:원신연

한석규(문재), 이문식(봉연), 오달수(오근),
차예련(인정), 김시후(현재), 이병준(영선),
정경호(홍배), 신현탁(원룡)

 

 

 

 

줄거리


음대생 인정은 교수 영선과 영선의 새로 산 벤츠를 타고 교외로 드라이브를 나간다.

아무도 없는 강가에 차를 세운 교수는 진한 스킨십을 하고 놀란 인정은 차에서 도망친다.

길을 헤매던 인정은 우연히 봉연을 만나고 봉연은 터미널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 인정은 친절하고

 순박해 보이는 봉연을 믿고 봉연의 오토바이에 올라탄다. 그러나 봉연은 터미널이 아닌 인정이

도망쳤던 강가로 가는데... 봉연이 용각산 통에 흰 가루를 갖고 놀고 있었는데 문제는 수상하게

여겨서 봉연을 폭행하고 용각산 통을 빼앗은 뒤 용각산 통 속에 든 가루의 맛을 봤다.

그 후 다리 밑에서 문재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사실 봉연은 쥐약을 갖고 놀고 있었던 것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