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물(People)/유명인사

추억의 영화평론가 정영일(鄭英一)씨, 80년대 '명화극장' 영화해설가로 기억

추억의 영화평론가 정영일(鄭英一)씨, 80년대 '명화극장' 영화해설가로 기억

 

영화평론가 정영일씨를 기억하려면 아무래도 '명화극장'을 즐겨보았어야

할 것이고 지금 나이가 적어도 30대 중후반 이상은 돼어야 기억하지 않을가 생각해

본다. 나도 당시 흑백TV화면으로 정영일씨가 주말이면 화면 한쪽에 자리잡고

영화소개를 하던 장면이 눈에 선하다. 당시엔 초등학생이었는데 어린 눈으로 보기에도

검은 뿔테안경에 노타이 정장차림으로 차분하게, 그러나 열정적으로

영화소개를 하던 그 모습이 매우 근사해 보였었다.

 

 

 

 

정영일씨는 1928년에 태어나 7,80년대 당시 거의 유일했던 영화평론가로

확고한 입지를 굳히고 있었다. 조선일보 기자로 재직했고 신문과 방송, 라디오 등에

영화평론을 기고, 방송에도 많이 출연했던 낭만적인 영화광으로 기억들 한다.

80년대 당시 명화극장 영화소개 외에도 라디오 프로그램 '이선영의 영화음악실'에도

출연했고, 원종배씨와 '사랑방중계'에도 게스트로 출연했었다. 그리고

 88서울올림픽이 한창이던 1988년 8월25일 간암으로 작고했다.
청룡영화제 평론가상은 한때 1994년 '정영일 영화평론상'이란 이름으로

제정돼 중견영화평론가들이 수상하기도 했었다.

 

 

 

 

어쨌든 당시 영화들은 원래가 흑백영화들인 경우도 많았지만, 80년대

초만해도 일반 대다수의 가정집은 여전히 흑백티비가 주를 이루었었다. 지금도

칼라사진 보다는 모노톤의 흑백사진이 더 강렬하게 기억에 남듯 수십년 세월이

흘렀어도 흑백영상을 통해 접한 영화들은 기억에 오래남는 것 같다.

 

 

 

▲ 명화극장 시그널뮤직, Max Steiner가 작곡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중

'타라의 테마(Tara's Theme)'를 The Clebanoff Strings가 편곡하여 연주한 곡이라고 한다.

 

정영일씨가 이번주 명화극장 영화소개를 할 때면 뒤로 보여지는 영상은

성우들이 더빙하기 전의 원본영상이 흘러나왔었다. 그리고 정영일씨는 영화소개 시

정말 재미있는 영화,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일 때는 '이 영화 놓치지 마십시오!"
라고 말했다. 물론 별로인 영화일 경우는 '배우들의 연기가 좋습니다.'라고

소개했을 만큼, 자기주관이나 영화에 대한 철학이 분명했던 분으로 기억된다.

 

 

 

 

일화중에 소설가 최인호씨는 TV에서 이번주 명화극장을 소개할 때 정영일씨가

웃고있으면 보고 표정이 굳어있으면 보지 않았다고도 한다. 그는 확실히 보아야 할 영화일

경우 '꼭 보셔야 할 영화, 놓치면 후회할 영화, 놓치면 안될영화'등으로 마무리했고
실제로 그런 영화들은 확실히 기억에 오래 남을 정도로 좋은 영화였다고 한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 중에 하나는, 지금은 영화평에서 별점을 주는 것이 일반화

되었지만 당시 이러한 시도는 정영일씨가 처음 시작한것으로 알려져 있다.

 

 

 

 

별안간 생각난 영화평론가 정영일씨에 대한 회상과 더불어 그에 대한 기억에

짧게나마 포스팅해 보았다. 요즘은 다재다능한 영화평론가들이 다채로운 미디어와 함게

많기는 하지만, 보다 더 확고하게 자신의 철학과 색깔을 통해 영화팬들에게

의미전달을 해줄 수 있는 정영일씨같은 영화평론가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잠깐 해본다. 하지만 세상이 변한만큼 어쩌면 오직 추억일 뿐일지도 모른다.

 

 

▶ 관련포스팅: 토요명화 시그널뮤직 '아랑 후에즈'듣기

 

 

 

 

 

 

 

아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