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알아두면 좋은 상식

오늘은 설날,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 이젠 구정(舊正)이라고 말하지 말자!

오늘은 설날,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 이젠 구정(舊正)이라고 말하지 말자!

 

 

설날은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민족 대대로 이어오는 전통명절이다. 음력 1월1일!

이게 진짜 설날인데 나는 이런 설날을 '구정(舊正)'이라고 부르는게 은근 싫다. 아주 어릴적 기억으로

거슬러 올라가도 사람들은 당시 국가적,사회적 분위기상 '신정(新正)'이란 말과 '구정(舊正)'이란 말을 혼용해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엄연히 일제의 영향력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었다고 해야 할

터인데, 순수 우리말로 우리 것에 대한 의미가 전 사회적으로 다시금 고취되는 차원에서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는 분위기와 더불어 90년대에 들어서나 조금씩 '설날'이란 말이 지금처럼 자리잡게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신정 쇠는 사람 따로 구정 쇠는 사람 따로였던 만큼 지금까지도 참 단합이 어려운 민족이 바로 우리민족은

아닌가 모르겠다. 고유의 민속명절을 가지고 최근까지도 이랬다는게 우스울 따름이다.

 

 

 

 

 

 

 

 

원래 설날은 거슬러 올라가면 삼국시대까지 올라가며 그 기원과 전통을 찾아볼 수 있는 일인데,

아무래도 동양에서는 음력에 의존하는 바가 크다보니 개화가 일어나기 시작한 구한말부터 이런 고유명절에도

조금씩 변화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양력이라 하면 그리스도교를 믿건 안믿건 간에 예수님 태어난 날에

맞추어 2014년 이런식으로 표기하고 그 기준에 맞추는게 익숙해진지 오래다. 예수님하고 나랑 무슨 상관이냐

하는 사람들도 지금처럼 글로벌화된 세상을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서기(西紀)를 따라야 한다. 한국인들은

단군(檀君) 세상을 연(개천절)이래 기록되어 온 대로의 단기(檀紀)를 따를라 치면 현재 2014년의

단기연도는 단기 4,347년에 해당한다. 이걸 꼭 알아야 하는건 아니지만 최소한 쪽팔려 할 일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날'을 두고 여전히 '구정(舊正)'이라고 말하는 것은 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앞으로는 신정과 구정을 따로 구분할 것도 아니며, 오로지 그냥 '설날'이라고 순수 우리말로

표기하고 부르면 된다. 음력설을 '구정(新正)'이라고 부르는 이런 잘못된 방식은 일제강점기에

도입된 것으로 뜻을 풀이하자면, '새로운 설'이 아닌 '오래된 설'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인들의

전통적인 시간관념이라고 말할 것도 없이 새해는 음력에 근거하여 시작되는게 맞다. 그런데 일본을 그렇게

욕하면서도 아직도 '구정(新正)'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것이다. 하기사 우리식대로

하자면 일본의 잔재가 남아있는게 어디 이것 뿐일까. 흔히 '결혼(結婚)'이라고 말들 하지만, 이 또한

알고보면 일본식 표기다. 한국식은 '혼인(婚姻)'이 맞는 표현이다.

 

 

 

 

 

 

설날이 이렇게 혼선을 빚게 된 데에는 사실 구한말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서구문물에

대한 개화 분위기가 일면서 시작되었다고 보는게 어쩌면 맞을지도 모른다. 음력에 기반한 전통적

시간체계가 1896년을 기하여 공식적으로 양력을 따르게 되었는데, 양력설이 한국인들의 일상 생활에

좀 더 체계적으로 도입된 것은 결과적으로 일제에 의해서였다. 당시 일본은 자신들의 시간 체계에

맞는 양력설을 새롭고 진취적이라는 의미에서 '신정'이라 부르고, 식민지 조선에서 쇠는
음력설에 대해서는 오래되어 폐지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구정(舊正)'으로 불렀던 것이다.

 

 

 

 

 

 

 

 


하지만, 해방 후에도 이런 일제의 잔재는 사회 곳곳에 뿌리내리고 있었고, 이런걸 척결하거나

바로 세우며 민족정기를 수립하기도 전에 6.26 한국전쟁이 터지고 이념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방조되다

보니 1990년대에 민주정부가 들어서야나 하나둘씩 고치려는 움직임이 생긴 것이다. 군사정권시절에도

이런걸 제대로 바로 잡겠다는 생각을 하기나 했을까. 먹고살기도 바쁜 한국에서 말이다.

 

 

 

 

 

 

 

이처럼 신정과 구정이 혼용되어 사용되고 심지어 오늘날까지도 여태 '구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된 데에는 한국 정부의 책임이 열라 크다. 그만큼 민족정기가 제대로 바로잡히지 않았고

일제의 잔재 속에 친일파 그리고 친일파의 후손들이 득세했다는 이야기나 다름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실제로 필자는 초등학교 시절 교장선생님이 이따금 교실에 들어와 교육을 손수할 때면 일본말과

일본어를 어찌나 남발했는지 그 기억이 선하다. 칠판에 일본어를 썩썩 써가며 유창하게

일본말을 자랑스럽게 뽑내시던 그 교장 선생님! 그때가 70년대이다. ㅠ.ㅠ

 

 

 

 

 

 

어쨌든 설날에 대해 일제의 잔재나 마찬가지인 '구정'을 쓰게하고 신정을 적극 장려했던 것도

한국 정부에 의해서였다. 그리고 계속 그렇게 민족명절 설날은 구정이라는 말로 터부시되는가 싶더니

그나마 1985년이 되어서야 '민속의 날'이라는 명칭으로 음력설을 하루만 공휴일로 지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다가 다시 1989년에는 관공서의 '공휴일에관한규정'을 개정하여 음력설을 설날로 개칭하고

 전후 하루씩을 포함하여 총 3일을 공휴일로 지정하였다. 그제서야 전통 설은 '구정'이라는

낙후된 이미지를 벗을 수 있었고 '설날'이라는 말로 완전히 자리 잡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했었다.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나이 드신분들 심지어 젊은 사람들 중에도 '구정(舊正)'이란 말을

습관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아무리 '글로발','세계화'도 좋다지만 개념은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설날 아침 떡국 먹고 다시한번 해본다. 새해 복들 많이 받으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