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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좋은 상식

장모님 모시고 의왕가구단지 다녀오던 날

장모님 모시고 의왕가구단지 다녀오던 날

 

의왕가구단지를 지난 9일 쉬는 날이라 다녀왔다. 평상시 같으면 도통 방문할 일이 없었는데

그날은 마침 얼마남지 않은 막내처제 혼사를 앞두고 장모님 모시고 겸사겸사 혼수가구를 보러가게 된 것이다.

처가댁이 안양이라 자주 지나치는 길이었지만, 근처에 의왕가구단지가 있다는 사실은 진작에 알았어도

특별히 필요한 가구도 없고해서 직접 발길을 내딛을 일이 없었던 것이다. 일단은 근처 가까운 곳에 이런

명소가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했고 말로만 듣던 오래된 전통가구거리를 가보는 것도 좋겠다

싶었는데 사실 이곳을 꼭 같이 가야한다고 주장한 분은 다름 아닌 우리 장모님이었다.

 

 

 

 

평소 가볼만한 곳을 구지 쫒아가 카메라로 담아오고 하는 편은 아닌데 이날은 오전에

근처 백운호수도 다녀올 일도 있고해서 마침 카메라를 들고 다녔고 내친김에 의왕가구단지 풍경

몇컷을 카메라에 담아보았다. 일단 장모님 말씀에 의하면 이곳은 30여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곳

이라고 한다. 일전에도 안양에 신성일 엄앵란 부부가 다녀간 조개탕집이 있다고 해서 일부러

가본 적이 있기는 한데, 가만보면 은근 처가댁 근처에는 유명한 곳도 많고 유명인사들이 다녀간 곳도 많은

편에 속한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의왕이나 안양이나 혹은 산본이나 다 넘어지는 발 닿는 곳에

인접한 곳인지라 그냥 다 같은 지역으로 느껴지는 편이다.

 

 

 

 

가는 길에 차안에서 장모님이 들려준 얘기에 따르면 집사람 혼수도 의왕가구단지에서

장모님이 직접 골랐다는 얘기를 들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가구단지라는 것도 그렇지만

일단 예전부터 가구를 만드는 장인들이 모여 직접 공장을 차리고 제조.생산하는 곳이었던지라

자연스럽게 가구거리가 형성되어 오늘에 이른 것이고, 그때나 지금이나 찾는 손님들에게 직거래로 물건을

팔기 때문에 다른 여느 가구단지와 달리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튼튼한 가구를 고르기 좋았다고 한다.

특히, 우리 막내처제 처럼 혼사를 앞둔 어머님들이 딸 혼수를 장만할라 치면 인근 지역 뿐 아니라

서울에서도 입소문을 타고 많은 손님들이 다녀가는 곳으로 성황을 이루었다고 한다.

 

 

 

 

물론 의왕가구단지가 처음 형성되던 70년대 말에서부터 80년대 그리고 90년대에 비하면

근래 유명세가 조금 주춤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전통적으로 옛날부터 의왕가구단지를 알고 찾던

오래된 단골고객들이 특히 더 많은 곳이라고도 한다. 어쨌든 가는 동안에 짧게나마 그런 설명을 장모님

으로부터 듣고보니 평소 그냥 무심코 지나쳤던 이곳에서 지나온 세월의 흔적과 무게마져

느껴지는 듯 했다. 휴일 오후라서였는지 가구거리에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역시도

듣던대로 우리처럼 혼수를 장만하는 것으로 보이는 중년여성과 젊은여성을 자주 보게 되었는데 아마도

모녀지간이 아닌가 싶었다. 장모님이 가신곳은 예전 우리 마눌님 혼수를 장만하러 갔던 바로 그집.

역시나~^^* 주인장과 반갑게 인사나누시며 익숙하게 물건을 고르시기 시작했다.

 

 

 

 

롱이며 침대, 화장대, 식탁....이것저것 나름 연세에도 불구하고 젊은사람 못지않게 센스있는 선택을

하시는 장모님, 그리고 '난 이게 더 이뻐~'라고 투덜대는 막내처제...동서가 될 친구는 오늘 중요한 약속 때문에

빠지긴 했는데 여자들이 물건 고르고 하는 동안 잠깐 바깥에 나와 근처 풍경을 둘러보니 과연 의왕가구단지가

국내 최초의 가구단지로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다는 그 말처럼 굉장히 많은 가구매장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새로 난 길거리와 신축건물로 가득찬 최근의 가구거리와 달리 이곳은 역시나도 겉모습만 봐서는

모르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우리가 방문한 가구매장 사장님은 장모님께 굉장히 깎듯했다. 지역에서

오랫동안 알고지낸 사이라 그렇기도 했겠지만, 일단은 손님을 대하는 태도나 마인드가 마음에 든다.

 

 

 

의왕가구단지를 짧은시간 다녀오면서 느낀 점은 내가 가구에 대해 문외한이기는 해도

볼거리가 구석구석 참 많다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이 정도 거리면 인접지역 아니라 서울에서

일부러 발걸음 하는 분들에게도  교통상으로나 내용면에서도 나쁠게 없어 보인다. 물론 요즘 세대에게

의왕가구단지는 좀 생소하거나 오래된 것으로 선입견이 끼어들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연세 지긋한

분들에게만큼은 확실히 다녀갈 만큼 충분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는 사실만큼은 장모님을 통해 충분히 경험할

수 있었다. 30여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곳이라는 말도 그렇지만, 이런 의왕가구단지를 유럽여행에서

본 것처럼 오랜세월 명맥을 이어오는 데에는 결정적으로 우리 장모님 처럼 손님들도 대를 이어가면서까지

거래할 수 있는 깊은 신뢰가 밑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다음번에는 처가댁 다녀가는 김에 사무용 가구나 좀 보러 다시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