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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토끼 토슬이

토끼분양, 토끼 키우기 아무나 하는게 아니라는 생각

토끼분양, 토끼 키우기 아무나 하는게 아니라는 생각

 

 

토끼분양을 어느덧 이야기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렷다. 토슬이가 지난 2월12일

7마리의 새끼를 낳으면서부터 집사람과 의논을 거듭하고는 있지만, 사실 토끼 키우기 라는게

누구나 그냥 대충 키울 일은 아니라는 생각을 새끼들이 자라나는 걸 볼 때마다 다시금 해보게

된다. 그저 보기에 귀엽고 이뿌다고 해서 누구나 다 데려다 키울수 있을 것처럼 쉽게

이야기는 하지만, 애완동물을 키우는 데에는 아무래도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솔직히 토끼 식구가 갑자기 많아졌다고 해서 누구에게나 토끼분양을 그냥 덜컥

해주고 싶은 마음은 안든다. 그렇다고 도합 아홉마리씩이나 되는 토끼를 집에서, 그것도

아파트에서 키운다는게 그리 녹록치만도 않은 일이기는 하나 눈에 넣어도 안아플 것 같은

이 녀석들을 당장에 어미와 떨어져 멀리 입양보내야 한다는 것도 또 한편으로는

썩 마음 내키는 일도 아니다. 생각할 수록 짠해진다.

 

 

 

 

 

 

 

 

어쩌다가 애완동물이랑은 눈꼽만치도 인연이 없을 것 같았던 내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는 모르겠으나, 토끼 키우기에 돌입한지 어느덧 반년을 넘기다보니 갈수록

내 자식과도 같은 마음이 생겨난 듯 하다. 아무리 동물이 예뻐도 무조건 사람이 먼저다라는

집사람의 말 처럼 나로서는 선뜻 그런 매정한 마음이 잘 생겨나질 않는다. 아무리

예뻐도 동물은 동물일 뿐이다라고 그렇게 보여지지 않는걸 어찌해야 하나.

 

 

 

 

 

▲ 태어난지 2주가 되던 날, 가족사진 촬영이 있었다. 배경음악으로 게임음악이 적절했나 모르겠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토끼분양 하라고 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서도 결국 주기는

주어야겠지만, 정말 우리가 얘들을 키우며 정성을 들였던 만큼은 아니더라도 정말 사랑

으로 키워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면 솔직히 주기 싫다. 이 세상 천지에 예쁘다고 데려다

키울땐 언제고 인간의 이기심으로 내버려지는 유기동물이 얼마나 많은지. 토끼 키우기는

키워본 사람이야 잘 알겠지만, 일반 여느 애완동물과는 또다른 구석이 많은 그런

녀석이다. 볼수록 기묘한 구석이 많은 동물이 바로 토끼다.

 

  

 

토슬이를 처음 어미젖떼기가 무섭게 얻어와 기를때만 해도, 토끼 키우기에

대한 아무런 지식도 없었다. 토끼분양으로 얼떨결에 집안에 들여놓은 토끼새끼였지만

그래도 나름 어미와 떨어지고 형제와 떨어진게 안쓰러워서 나름 정성을 다했다.

그리고 태어난지 5개월이 지나고나니 이처럼 예쁜 새끼토끼 7마리의 엄마가 되었다.

나중에 추가로 들여놓은 복실이가 아빠인데 얘들은 사실 형제다. -_-;;

 

 

 

 

 

 

 

 

토끼는 근친교배가 허용되는 동물이다보니 번식력에 있어서는 제왕수준이다.

누군가 농담삼아 내년쯤이면 우리집에 토끼가 천마리도 가능한거 아니냐 했는데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다. 아파트에서 키우는것만 아니라면 그래볼까도 싶지만, 먹이는 어찌

감당할 것이며 그 많은 토끼들을 또 애써 키운다라는 것도 참 무모하기 짝이 없을 듯 하다.

새끼 때 안 이쁜 동물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토끼새끼만큼 이쁜 동물도 없어보인다.

그래서 사람들이 제자식을 일컬어 토끼같은 자식들이라고 말하지 않던가.

 

 

 

 

 

 

 

 

이제 곧 태어난지 삼주째가 다가온다. 몸동작도 이제 완전히 걱정하지 않을

정도로 놀랍도록 빠른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녀석들. 이젠 어미젖도 거의 다 떼가는

수순을 밟고 어미가 먹는 알파파 같은 먹이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여기저기

깡총대며 주변을 뛰어다니고 똘망똘망한 눈망울로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보이고 있다.

토끼분양 날짜도 다가온다. 그럴수록 녀석들의 아빠노릇하는 나로서는 마음이

싱숭생숭해 온다. 졸지에 이산가족 되는게 아니던가. 에혀~ㅠ.ㅠ

 

  

이미 처제나 후배 동생 등이 데려다 키우겠노라 토끼분양을 약속했는데,

솔직히 본인들도내심 속으로 걱정도 될 법하다. 그래서 토끼 키우기 메뉴얼도 준비해

두었는데, 일단 데려가면 한 마리쯤이야 정성껏 잘 키우지 않겠나 믿어주려고 한다.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만 충분하다면 토끼 키우기 어려울것도 없다.

다만 지레 그걸 어떻게 키우나 하며 질겁하는게 문제다.

 

 

 

 

 

 

 

 

애정이 없으면 관심도 없는 것이고, 그러다보면 그냥 털 날리고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동물이라고만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러다보면 아무데나 버릴 것이고...

일단, 아이들이 있는 집은 아이들이 이뻐하는게 좋아서 키우고 싶어하지만, 솔직히 미안한

얘기지만 이 경우는 토끼분양하고 싶은 마음이 썩 내키지 않는다. 왜냐면, 아이들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제자식 기뻐하는걸 만들어주기 위한 부모의 이기적인

마음이 우선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런 곳에 보내고 싶지는 않다.

 

 

 

 

 

 

 

 

 

 

물론 아이들 교육상 정서교육에도 도움되고 잘만 키우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이들은 솔직히 금방 싫증을 내게 되어있다. 그러다보면 부모가 제자식만큼 토끼를

이뻐하지 않는 이상 천덕꾸러기로 전락하는건 시간 문제일 뿐더러 아이들에게 위생적으로

털 날리고 싫다며 머잖아 처분을 생각하기 매우 쉽다. 실제로 그런 경우를 이전에 많이

보았다. 그래서 아이 있는 집보다는 적적한 분들에게 더 나눠주고 싶은 마음이 우선하게

된다. 우리가 토끼 키우기에 선수도 아니고 전문가도 아니었지만, 최소한 열심히

정성을 주었던 이유는 우리집에 아이가 없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전에는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미천한 동물을 두고 인간의 이김심이란게

어떻게까지 번져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아이구 이뻐라~"하면서 많이들 키우고 있지만, 그런만큼 엄청나게 많은 동물들이

주인으로부터 배신당하며 유기되고 있는 현실은 또 한편으로 사회문제로 비화되기까지

한다. 토끼 키우기라는게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무책임하게

대충 인간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키우고자 한다면 그런곳에는

절대 토끼분양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없다.

 

 

 

 

 

▲ 애들 아빠 복실이가 아기 때 버려지더니 이 모양이었다. 토슬이를 먼저 데려와

키우다가 안되겠다 싶어 얼어죽기 전에 데려와 함께 키우기로 결정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