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애완토끼 토슬이

토끼 출산, 사랑과 정성을 다한만큼 주인을 믿는 토슬이

토끼 출산, 사랑과 정성을 다한만큼 주인을 믿는 토슬이

 

 

토끼 출산을 한번쯤 경험해본 사람들은 의외로 많을 수 있다. 토끼를 길러보았거나

혹시라도 지금 기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다산'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토끼의 번식능력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해보았을테데, 진짜 토끼를 막상 길러보니 과연 듣던바대로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집 애완토끼 토슬이가 최근 새끼를 7마리나 낳았기 때문이다. ㅠ.ㅠ

 

 

 

 

▲ 토끼의 출산은 지켜보지 않았다. 얼마 시간이 지나서 보았을 땐 한마리 뿐인가 했더니...무려 일곱! 

 

 

 

누구는 토끼 출산 소식에 한숨부터 나온다고 하고 또 누구는 대박이라며 축하부터

해주었다. 토끼를 기르는 입장에서 이를 두고 기쁘지 아니할 수 있겠느냐만, 그렇다고 마냥

반갑기만 한 것도 아니었다. 앞전에 다른데서 기르던 토끼가 새끼를 낳고 얼마뒤 하나둘 죽는 것들을

직접 보았기 때문에 불안한 마음이 먼저 앞설 수 박에 없었다. 사실 우리 토슬이와 복실이가 바로

그 주인공인 셈인데, 얘들 엄마는 얘네들을 낳았을 때 한마리를 실수였는지 모르겠지만 깔아뭉게

죽였고, 나중에 이녀석들의 아빠는 또 한마리를 잔인하게 물어 죽였다.

 

 

 

 

 

▲ 토슬이는 이렇게 자라 엄마가 되었다. 새끼 낳기 이틀전 사진인데 새끼를 낳고 반쪽이 되었다.

 

 

 

 

▲ 열흘이 지나자 새끼 몸에도 털이 나고 움직임도 활발하다. 소리도 내고 엄마냄새에 민감하다.^^

 

 

 

하지만, 이게 처음도 아니었고 사실은 그 앞전에 새끼를 낳았을 때도 이런저런 이유로

하나둘 죽더니 결국엔 다 죽었었다. 한 여름에도 갓낳은 새끼들은 저체온에 쉽게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부주의했고 결국 모든건 사람들의 무지에서 오는 결과였다는 사실을

직접 토끼 출산을 겪고보니 이제서야 알게되는 것 같다. 어쨌든 토슬이는 혹시 임신한것 아닌가

했던게 진짜 현실로 들이닥쳤다. 날짜는 지난 2월12일! 이제 태어난지 열하루째다.

 

 

 

 

 

▲ 토슬이와 복실이는 외관상 거의 닮은 꼴인데 막상 새끼를 낳으니 생긴게 각양각색이다.

 

 

 

▲ 일주일쯤 되자 아이들이 부쩍 몸에 털이 나기 시작했다.

 

 

 

 

보통 토끼는 출산 후 일주일이면 눈을 뜨는 것으로 아는데 열흘이 지난 지금도 아직

실눈을 뜬 수준이다. 그리고 어미인 토슬이가 태어났던 그 무렵과 비교하면 체구도 약간 작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한 배에서 일곱마리나 태어나려다보니 어쩔 수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토슬이가 새끼를 낳던 그날은 이른 아침부터 토슬이 집 주변이 온통 털로 뒤덮였기 때문에 십중팔구

오늘 중으로 새끼낳을 거라 판단되어 얼른 집 자체를 작은방으로 옮겨 놓고 보일러를 켰다.

 

 

 

 

 

 

 

 

 

아직까진 추운겨울이라 평소 비어었던 작은방에 보일러를 넣어준 것인데 토끼새끼는

태어났을 때 마치 고구마처럼 털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저체온에 걸리기 쉽다. 때문에 최대한

따뜻하게 해주어야 한다. 물론 어미가 가슴털을 잔뜩 뜯어모아 보온을 유지시키기야 하겠지만 그래도

신경을 안쓸수가 없다. 방이 건조할까봐 수건을 적셔 옷걸이에 널어놓기까지 했다.

 

 

 

 

 

 

 

 

 

 

 

경이로운건 어미 토끼가 출산 전 가슴털을 잔뜩 뜯어모아 새끼들을 단단히 보호하기도

하지만, 수유를 하기에 적합한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혹이라도 잘못될까봐 틈틈히 들여다

보면서도 사람이 보면 지 새끼를 물어죽인다는 소리 때문에 몹시 조심스러웠지만, 집사람과 토슬이의

교감이 평소 얼마나 두터웠으면 토슬이는 전혀 경계하는 모습없이 믿고 따르는 모습을 보인다.

심지어 집사람이 마치 친정엄마 처럼 "새끼 낳느라 얼마나 힘들었니~"하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니

편안해하며 엎드리기까지 한다. 건너방에 와서 사람이 방문을 여는 소리에도 놀라고 경계할 줄 알았는데

토슬이는 어떤 때는 천연덕스럽게 집사람이 들어가도 새끼들에게 수유를 하고 있지 않은가.

 

 

 

 

 

 

 

▲ 태어난지 삼주도 안되어 우리집에 처음 왔을 당시의 토슬이다. 이젠 어엿한 엄마 토끼가 되었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그동안 토끼 출산과 관련한 편견이나 선입견들 처럼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주인이 사랑을 주는만큼 토끼도 그 마음을 아는 것 같다.

하찮은 동물이라고 해서 무시할 것이 못된다. 우리는 혹시라도 모를 사태에 대비하며

열흘간을 노심초사하며 보냈지만, 의외로 우리 토슬이는 어디서 배운적도 없었을 것인데도

본능이 이끄는 대로 너무나 충실하게 새끼들을 보호하며 잘 키우고 있다.

 

 

 

 

 

▲ 이 녀석이 아빠 토끼 '복실이'다. 여전히 건너방에 있는 토슬이를 열심히 찾는다. 숭악한 넘! -_-;;

 

 

 

토끼를 키우고 있는 분들로서는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으나 토끼가 출산을 앞두고

기미가 보이면 되도록 따듯하고 안락한 공간을 만들어주면 그만이다. 너무 지나치게 소홀해도

안되겠지만, 너무 지나치게 간섭해도 좋지 않을 듯 하다. 그리고 새끼를 낳고나면 어미토끼는 수유를

하느라 식성이 그전과는 다르게 엄청나게 좋아진다. 이 두가지만 참고해도 모든건 자연 그대로의

모습대로 어미 토끼가 어디서 수업을 들은 것도 아니건만, 놀랍도록 신기하게 모든걸 다 알아서 척척

잘해낸다. 생명의 신비도 놀랍지만, 배운적 없어도 본능이 이끄는대로 모든걸 해나간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다. 토끼 출산과 관련해 상세한 내용은 별도로 기록하고 있다.

 

 

 

 

 

 

 

 

 

토끼 기르는데 있어 직접 체험으로 경험한 것들을 기록해 토끼 먹이 챙기는 것 뿐 아니라

토끼가 아플 때, 토기가 좋아하는 것, 토끼의 습성, 토끼와 놀아주기, 토끼 키우면서 주의해야 할 것

등등 최대한 알게 된 내용들을 기록해놓다 보니 제법 내용이 된다. 나중에 새끼들 분양하면서

'이것만은 꼭 참고하세요'라며 메뉴얼로 건네줄 참이다. 애완동물과는 팔자에도 없던 인연이 시작될 줄은

전혀 몰랐다. 하지만, 보잘것 없는 동물이라 해도 녀석들을 키우다보니 배우게 되는게 참 많다.

여전히 반려동물을 키울 자격이 있는가 모르겠지만, 확실히 동물은 사랑과 정성을 다하는 만큼 믿고 따른다.

개인적으로는 '주인'이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사실 우리가 동물의 '주인'일 수는 없다.

그저 인간이나 동물이나 '지구'라는 행성에서 다같이 살아가는 생명체일 뿐인데, 어찌 감히

인간이 주인행세를 한다는 것인지, 이따금 이런 '주인'이라는 말 자체가 우습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냥 모두가 다 자연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