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문득 떠오르는 노래 '이름모를소녀' 1973
김정호라는 가수가 있었다. 요절한 가수 김정호...
요즘 젊은 사람들 중에는 가수 김정호를 모르는 이들이 더 많기에 '이름모를 가수'일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7~80년대를 살아온 중년이라면 '이름모를소녀'와 '김정호'를
모를리가 없다. 요즘처럼 아이돌가수나 비주얼 가수도 없던 그 시절엔 시골 동네에 TV마져
귀했고 그나마도 흑백으로 돌아가던 터라, 칼라로 보는 생생함은 덜할지언정 흑백으로
관전하던 기억이 있었기에 오히려 빛바랜 사진을 보듯 그 시절을 회상하는데 있어
남다른 감성을 불러오기에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때문에 오늘 포스팅하려는 가수 김정호에 대한 회상은 흑백사진과 함께
유독 7~80년대에 대한 진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그 시대를 소년
소녀적 감성으로 함께했던 중년세대는 여기에 크게 동감하리라 생각해 본다.
당시 사회적 분위기는 군사정권 시절에 까까머리 중고등학생의 교복 복장은
경직되어 보였고 해방된지 얼마 안되어 전쟁을 겪은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경제개발에 온 국가와 국민이 발벗고 산업전선에 뛰어들던, 정말 먹고살기 바빴지만
그래도 인간성은 살아꿈틀거리던 개발도상 국가의 처절함과 절박함이 잔뜩 베어
있었던 그런 풍경이었다. 남루하지만 그래도 인간적인 모습은 여기저기 남아있던
그 시절이 차라리 지금처럼 겉으론 풍요로워 보여도 더욱 먹고살기
힘든 요즘과 비교해 볼 때 한결 살갑게까지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 1970년대 후반 윤복희쇼 당시 '이름모를소녀'를 열창하는 김정호의 유일한 영상.
당시 저렇게 마이크줄을 감아잡고 눈을 지그시 감고 부르던 모습은 요즘말로
'화려한 무대매너'라고 해야할까. 절절함이 베어온다.
▲ '하얀나비'
가수 김정호와 '이름모를소녀'를 왜 김정호라는 가수가 전설 속의 천재가수
또는 비운에 간 요절가수로 기억되기 때문에 '이름모를소녀'를 듣노라면 그 안타까움과
맺힌 한, 뭐라 다 표현못할 절절함이 뼛 속까지 자극한다. 요즘은 온통 서바이벌 가수대전이
방송사마다 넘쳐난다. 한 마디로 기교와 비주얼 등 무대는 거의 화려하다 못해 완벽하다.
하지만 그 시절 가수들이 가지고 있던 그 무엇은 분명히 빠져있다.
오래도록 감동을 전하며 마음속 전율을 심어주는 예술작품에는 일본식 표현으로
'혼(魂)'이라는 게 있다. 하지만 요즘의 노래는 듣기에는 매우 좋을지 모르나
바로 그 혼이 부족하거나 빠져보인다. 기교만 앞선다라는 생각이 드는건
나만의 생각은 아닐거라 생각해 보며 글 맺는다.
가수 김정호(1952.3.27 ~ 1985.11.29)
솔로 가수로 데뷔하기 이전에도 사월과 오월의 3기 멤버로 활약하기도 하고,
어니언스의 많은 노래를 작곡, 작사 하는 등 다소의 활동이 있었지만,
스타덤에 오른 것은 1973년 '이름 모를 소녀'로 솔로 데뷔하면서 부터이다.
1985년 11월 29일에 폐결핵으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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