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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때리는영화/공포 스릴러 미스테리

영화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그리고 기억에남는 ost

영화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그리고 기억에남는 ost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는 영화 장르상 어디에 속할까.

장 피에르 주네(Jean-Pierre Jeunet)처럼 헐리우드엔 팀 버튼 같은 작가주의적

괴짜 감독들이 몇 있는데, 프랑스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몇몇 감독들 중에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의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을 역시도 빼놓을 수는 없겠다.

 

 

 

 

내가 이 영화를 본 건 1996년 초여름 무렵, 지금은 극장 이름도 잘 생각나지 않는데

종로 어디쯤 소극장 같은 데로 기억한다. 이 영화를 개봉 일년전부터 진작에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학수고대하고 또 기다렸던 영화였다. 첫 번째 이유는 영화 '델리카트슨 사람들'의

장 피에르 주네 감독 작품이라는 이유와 영상효과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

 

 

 

▲ 1991년작 영화 '델리카트슨 사람들'

 

 

당시 CG를 매킨토시로 한참 배우면서 영상에 대해 공부를 좀 할 때였던지라

해외현지에서 긴급입수된 영상을 보고 한눈에 반했기 때문이었다. 지금처럼 인터넷도

없었고 요즘처럼 현란한 CG기술도 영화 속에서 좀체 만나보기 힘들던 초창기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잔뜩 기대를 걸고 한 걸음에 달려가 이 기괴한 동화와도 같은 이야기를 몰입해

보면서 스크린을 집어삼킬듯 111분 동안 한 장면이라도 놓칠세라 지켜보았다.

덕분에 함께갔던 여자친구가 누구였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ㅠ.ㅠ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The City of Lost Children, 1995)

 

국내개봉: 1996.06.15

상영시간: 111분

감독: 마르크 카로(Marc Caro), 장 피에르 주네(Jean-Pierre Jeunet)

출연: 론 펄먼(Ron Perlman-차력사 원),

다니엘 에밀포크(Daniel Emilfork-크랑크 박사),
주디스 비테(Judith Vittet-미에트),

도미니크삐농(Dominique Pinon-쌍둥이)외.

 

나만의 평점: 8.43 ★★★☆☆

 

 

 

▲ The City of Lost Children Trailer 1995

 

 

 

 

 

 

 

 

 

 

 

 

 

 

 

 

 

영화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의 개봉을 기다리면서 영상 못지 않게 굉장히

인상적으로 머릿 속에 박혀버린 멜로디가 하나 있다. 예고편에서도 배경에 깔리는 선율이

있지만, 그 보다 훨씬 뇌쇄적으로 살가죽을 파고들 듯한 이 기괴한 멜로디.

바로 작곡가 '안젤로 바달라멘티(Angelo Badalamenti)'의 'L'execution'이란 멜로디이다.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의 10번째 곡으로 일단 실제 연주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부터 보시면

이 영화를 기억하고 ost를 아는 분들은 "아~ 이곡~!!"이라고 말하게 될 것이다.

 

 

 

▲ Angelo Badalamenti - La Cité des enfants perdus

 

자!! 그럼 실제 ost 사운드 곡의 원곡을 감상해 보시기 바란다.

 

 

 

▲ 10. Angelo Badalamenti - L'execution (The City of Lost Children OST)

 

이 독특한 멜로디는 이 영화에 있어 백미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음악을 영화가 개봉하기도 전에 특수영상으로 알려진 '벼룩 씬'(?)과

함께 컴퓨터 그래픽을 여러차례 감상하면서 수십번은 미리 들어 잘 알고 있었다.

당시 이런 CG영상은 유럽이나 북미 등에서 광고어워드로 주목을 받거나 수상한

작품들을 소개하는 비디오테입을 통해 입수된 것이었는데 그래서 미리 알게 된 것이었고

감독이 '델리카트슨 사람들'을 만든 장 피에르 주네 라는 사실도 자연스레 알게 되었다.

그만큼 장 감독(이하 생략)만의 독특한 영상세계는 매우 프랑스적이고 유럽스러우면서도

동시에 세계시장에서 통할만한 개성 넘치는, 아주아주 독특한 영상세계와 이야기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렇게 주목받아 결국 헐리우드에 진출하면 망하는 것일까?

 

 

 

이후 '에일리언4'를 제작하게 되었지만, 그 만의 독특한 세계도 별로 보이지 않았고

흥행에도 그리 신통치는 않았으며 이후의 작품세계 또한 그의 색채를 잃어버리게

만든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에일리언4에는 그와 함께 작업했던 낯익은 친구들이

출연한다는 것 말고는 장 피에르 주네 특유의 그런 것들이 온통 사라져 버렸다.

 

 

 

▲ 장 피에르 주네(Jean-Pierre Jeunet)

 

1953년 9월3일 생으로 1978년 애니메이션 'The Escape'를 통해 데뷔한 주네는

묵시록적인 SF와 블랙코미디와 달콤한 로맨스를 독창적으로 결합하고, 음향과 색채와

배우들과 이미지들을 인상적이고 괴상하게 조합한 '델리카트슨 사람들'을 마르크 카로와 공동

연출하여 유럽의 여러 영화상을 휩쓸었고, 이 두 사람이 후에 또 함께 만든 영화가

바로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이다. 덕분에 장 피에르 주네는 '에일리언4'를 맡게 되지만

기대에는 못미치는 아쉬움을 남긴다. 이후 2001년 '아밀리에'를 만들어 히트시키지만

그 이후로는 장 피에르 주네만의 독특한 영상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ost를 담당한 작곡가 안젤로 바달라멘티

(Angelo Badalamenti)는 1937년 3월 22일 미국태생으로 뉴욕의 이스트만 음악학교에서

본격적인 음악수업을 받은 이후 맨하탄 음악학교에서 '프랜치 호른과 피아노의 작곡'이란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아 실력있는 작곡가로 성장해왔으며, 1986년 컬트무비의 대명사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블루벨벳(Blue Velvet)의 메인테마를 맡으며 오랜세월 린치

감독과 함께 일을 해왔고 대중들에게 그의 존재를 확실히 알렸다.

 

 

 

▲ 안젤로 바달라멘티 (Angelo Badalamenti)

 


영화 '블루벨벳(Blue Velvet)을 통해 그와 처음 함께 작업하게 된 데이비드 린치 감독으

그에게 쇼스타코비치나 러시아 스타일의 악곡, 그리고 아름답지만 어둡고 무서운 분위기를

요구했다고 한다. 후에 ‘트윈픽스’에서도 함께하는 줄리 크루즈의 순수한 목소리로 구성된

영화의 엔딩 곡 ‘미스터리 오브 러브’는 데이비드 린치가 직접 가사를 작성한 곡이기도 하다.

일단 한번 들어보기로 하자. 블루벨벳의 주제곡은 얼마전 타계한 데니스호퍼가 나오는

장면의 그 곡 말고도 좋은 곡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당시 ost를 아예 통째로

듣고 다녔기에 근 20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기억에 남아있다.

 

 

 

▲ Blue Velvet - Mysteries Of Love


블루벨벳에서 들리는 이러한 독특한 성향의 음악들은 기묘한 색채 속에 전개되는

이 부조리한 러브스토리와 효과적으로 맞물렸고, 아무튼 이때부터 안젤로 바달라멘티의 곡들은

데이비드 린치의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완성되어나갔다. 1950년대풍의 팝음악을

새롭게 재해석하여 자신만의 컬트음악으로 되살려 과거와 현대가 조화할 수 있는

감각적 음악으로 살려내는 작곡능력을 보여주었으며 위에서 들어본 블루벨벳의

'Mysteries of love'와 트윈픽스에서의 여주인공 로라 파머의 테마인

'The Nightingale'을 꼽을 수 있겠다.

 

 

 

▲ Angelo Badalamenti - The Nightingale

 

오늘은 문득 떠오른 영화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생각에 무엇보다 ost에 대한

기억이 새삼스러워 음악쪽에 비중을 두고 포스팅했다. 사실 영화 관련 글을 쓰자면

밑도 끝도 없이 보다 심도있게 쓰고 싶지만, 이게 직업도 아니고하다보니 늘 수박 겉 핥기

식의 포스팅만 하게 되는듯 하다. 하지만, 줄거리니 이런 이야기들은 남들도 쓰니까...^^

그리고 제대로 마음먹고 쓰려하다보면 폐인 되기 딱 좋다. 하지만, 남들이 다 아는듯

하지만 잘 모르는 이야기들을 보여주고 들려주려하는 것이 이 블로그의 성격이다.

잊고 있었거나 잊혀져가는 90년대 옛날 영화들을 회상해보는 시간이었기를

바라며 오늘 포스팅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