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스카이캐슬 추모공원에서 만난 배우 장진영 그리고 영화 '청연'
배우 장진영은 지난 2009년 9월 37이라는 꽃다운 나이로 우리 곁을 떠난 여배우이다.
우연한 기회에 분당에 위치한 스카이캐슬 추모공원을 지난 주말 갔다가 5층 추모관에서 장진영을
보게 되었다. 2005년 영화 '청연'이 야심차게 개봉되었을 때 한걸음에 달려가 보았던 기억과
여운은 여전한데 배우 장진영이 이 세상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새삼 실감나지
않았었다. 추모공원에서 그녀의 사진을 바라보고 다양한 유품을 보면서도 언뜻 믿겨지지 않았으니
젊디젊은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난 그녀의 불꽃같은 연기인생에 진한 아쉬움마져 느껴진다.
청연
Blue Swallow (Cheong Yeon) 2005
2005.12.29 개봉
감독: 윤종찬
주연: 장진영, 김주혁
유민, 하지민, 나카무라 토오루
▲ Practice Air Race - Blue Swallow (Cheong Yeon) 2005
영화 '청연'은 2001년 장진영을 앞세워 윤종찬 감독이 만들었던 영화 '소름'에 이어
2005년에 야심차게 준비한 영화이다. 1925년 조선 최초의 여류비행사 박정원(1901~1933)에
대한 실제 이야기를 다루었고 배우 장진영은 이 영화에서 김주혁과 함께 실감나는 공중씬과
더불어 꿈과 사랑,그리고 이상을 향해 질주하는 여비행사 박경원 역을 훌륭히
소화해 냈었다. 그래서인지 분당 스카이캐슬 추모공원을 방문했을 때 장진영 전용관에는
영화 '청연'의 한 장면들을 다룬 사진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 분당 스카이캐슬 추모공원 전용관에 위치한 故 장진영의 유품과 사진, 드레스
확실히 전용관이라서인지 다른 곳과 달리 화려함이 먼저 눈에 들어오게 되는데 그녀가
생전에 입었던 드레스와 소지품들 트로피와 구두 등 많은 것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영화 '청연'의 한 장면으로 등장한 사진은 아래 사진들이다.
우선 실제 모델이 되었던 여류비행사 박경원에 대해 짧게 알아보았다.
박경원은 1928년 고등 비행사 자격증을 따고 1933년 8월 7일 조선을 거쳐 만주로 가는
장거리 비행에 나섰다가 이륙한 지 50분 만에 시즈오카현 겐가쿠산(玄嶽山)에서
짙은 안개에 갇혀 추락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 생전의 비행사 박경원
사실, 영화 '쳥연'은 야심차게 준비한만큼 기대가 컸던 영화이고 준비과정 및
제작과정에서 여기저기 공들인 흔적도 많고 스탭들 고생도 이만저만 아니었다고 한다.
영화 ‘소름’에서 압도적 미장센과 치밀한 연출력을 선보였던 윤종찬 감독이 3년의 제작 기간을
거쳐 완성한 이 작품은 공중촬영 등의 스펙터클과 배우들의 노련한 연기로 평론가들로부터
아주 좋은 평가를 받았다. ‘소름’에서 여주인공을 맡았던 장진영이 박경원, ‘싱글즈’(2003)에서
장진영과 함께 출연한 김주혁이 한지혁, 한국에서 활동하면서 관객들에게 친숙한 일본 배우
유민이 일본의 모델이자 여류 조종사 기베 마사코, 영화 ‘도쿄공략(東京功略)’(2000)의 배우
나카무라 토오루가 도쿠다 교관 역을 맡았다. 음악을 담당한 독일 태생의 미하엘 슈타우다허
(Michael Staudacher)는 김호선의 ‘애니깽’(1996), 구임서의 ‘누가 나를 미치게 하는가!’(1995),
노효정의 ‘인디안 썸머’(2001), 박광춘의 ‘마들렌’(2002) 등에서 영화음악을 만든 바 있다.
제작비는 총 97억 원, 한·중·일·미 4개국 로케이션으로 진행된 이 영화는
촬영 기간 1년에, CG 후반 작업만 7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그러나 이 같은 대작 규모와 함께 “조선인 최초 여류 비행사”의 불꽃같은 삶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제작 초기부터 화제를 모았으나 제작 과정에서의 뜻하지 않은 난항이
개봉을 1년이나 지연시켰고 개봉 시기에 언론에 불거진 여주인공의 친일 논란으로
서울 단성사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6위에 머무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비록 흥행참패의 고전을 겪기는 했지만, 한국영화 발전사에 있어 상당히 공을 많이
들인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OST는 이승철의 '서쪽하늘'이 삽입되었는데
영화 성격과 아주 잘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된다.
▲ 영화 '청연' OST, 이승철-'서쪽하늘'
지난 2009년 배우 장진영이 세상을 떠나기 전 암투병으로 고생한다는 소식은 들었어도
그렇듯 허무하게 세상을 일찍 등질 줄은 몰랐다. 대중들은 날마다 연일 쏟아지는 미디어에 치이며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또 언제 그런일이 있었냐는 듯 빠르게 잊고 살아가지만, 그래도
시간이 흘러 지나도 두고두고 아쉬운 배우 중 한 사람을 꼽으라면 단연 故 장진영을
꼽지 않을 수가 없을 듯 하다. 마지막으로 그녀가 출연한 많은 영화들 중에서 개인적으로는
유독 기억에 남는 영화 '청연'의 마지막 장면을 감상해보기로 한다.
▲ Final Scene & End Credits in the Korean Movie "Blue Swallow"
분당 스카이캐슬 추모공원을 나오면서 문득 이 영화가 떠오르기는 했는데, 어쩌면
그녀가 꽃다운 나이에 너무도 빨리 우리 곁을 떠난것처럼, 많은 노력과 정설을 기울인
영화 '청연'이 기대만큼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그래서인지 더더욱 배우 장진영에 대한
마음이 애틋하게 느껴지는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덧 그녀가 우리 곁을
떠난지 수년이 흘러지난 것처럼 이 영화도 벌써 8년전 영화가 되어버렸다.
잊고 있었던 배우 故 장진영을 떠올리며 오늘은 짧게 포스팅 마치기로 하겠다.
그녀의 생전 사진들과 영화의 한 장면을 보며 그녀를 다시 한번 기리는 마음
가져보았으면 한다. 많은 영화들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으로 기억에 남는 영화로
영화 '청연'을 살펴보았다. 아쉬움이 큰 영화였던 만큼 더 기억에 남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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