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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People)/유명인사

번역가 이미도, 엔딩크레딧을 주름잡던 사나이

번역가 이미도, 엔딩크레딧을 주름잡던 사나이

 

지금은 덜 그렇지만, 90년대 영화들 중에는 극장에서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

올라갈 때면 어지간한 흥행작에는 모두 번역에 '이미도'라는 이름을 꼭꼭 보게 되었던거

다들 기억하실게다. 당시 '어떤 여자인지 영어공부 잘 해서 완전 싹쓸이하는구나~'

라고 생각했었는데 알고보니 여자가 아닌 남자였다. 당시엔 30대였을

번역가 이미도씨는 1961년생으로 어느덧 쉰두살 나이가 되었다.

 

 

 

 

요즘은 그래도 전문 번역가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서인지 몰라도

좀 주춤하다 싶었는데 알고보니 이런저런 강연과 집필, 출판사 운영 등으로 이미도씨는

더 많이 바빠졌나 보다. 그러나 당시 그렇게 모든 작품을 싹쓸이한다고 했던 것도

알고보면 전체 수입외화들 중 고작 10% 정도만 번역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다만,

흥행작을 많이 번역했다는게 차이라면 차이라고 해야할 듯 하다.

 

 

 

 

번역가 이미도씨가 번역한 외화는 처음 일을 시작한 줄리에뜨 비노쉬 주연의

'블루', '레드','화이트'시리즈를 시작으로 '반지의제왕', '슈렉', '인생은 아름다워',

'식스센스', '글래디에이터', '와호장룡' 등 약 500여편에 달하는 작품을

번역해 왔다. 1993년부터 번역가 일을 시작했다고 하니 올해로

20년 번역인생을 살아 온 셈이다.

 

 

 

 

한 때는 번역가 이미도시를 시기질투하는 무리들도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문하생을 두고 자신은 이름만 올린다는 루머를 퍼뜨리기도 했다.

원래 똥통에서 노는걸 좋아하는 강아지는 다른 강아지도 똥통에서 노는줄 안다.

1년에 국내 극장가에서 상영되는 수입외화는 대략 350편~400편 정도 된다고 하는데 이중

이미도씨가 번역하는건 전체의 약 10%에 해당한다고 한다. 보통 영화 한편당 1주일의

번역시간을 소비하는 그는 한참 때 월 예닐곱편까지도 번역을 했었는데 나중엔

퀄리티 때문에 돈을 덜 벌더라도 한 작품에 정성을 더 쏟는다고 한다.

 

 

 

 

번역가 이미도씨가 번역하는 작품들 중에는 영어권 말고도 중국이나 일본,

이탈리아, 프랑스 등의 영화들도 있는데 이는 그가 다수의 외국어에 능통해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모든 영화는 영어대본이 함께 딸려 나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중역되는 과정에서 원작의 훼손을 줄이기 위해 반드시

타국어 전문가에 번역을 따로 의뢰하여 참고하기도 한다.
 

 

 

 

여전히 미혼으로 살아가는 이미도씨인지는 확인 안해봤지만, 영화 번역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이렇게 충고한다고 한다. "번역은 영어보다 우리말을 더 잘해야 된다.

번역을 위해서는 꾸준히 책을 읽고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이 실제 쓰는

언어를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말이다. 오늘 아침 쓰레기 같은 번역알바들

욕을 걸쭉하게 해댔었는데 프로를 보고 좀 배웠으면 좋겠다. 평상시 책도

잘 안읽는 것들이 문화적 감수성도 없이 그저 영어 쪼금 깐쭉댔다고 알바를 하며

여기 저기 똥을 싸대고 있으니, 오죽 답답한 마음에 왕년의 번역가 이미도씨

이야기를 포스팅할 수 밖에 없었다. 보고 배우라고 말이다.

 

이미도

 

 

번역가, 작가
출생1961년 8월 13일
소속물고기도서관 (대표)
학력한국외국어대학교 스웨덴어학 학사
데뷔1993년 '블루' 번역경력물고기도서관 대표

 

 

 

 

주로 할리우드 영화의 영어대사를 한국어 자막으로 번역하였으며 1993년부터

20년간 약 450편 이상의 외화를 번역했다. 서울에서 태났으며 미군 통역관이자 도서관

사서였던 아버지를 통해 영어를 배웠다. 그의 이름 '미도(美道)'도 미국에 가서 살라는

의미로 아버지가 지어 준 것이라고 한다. 1988년 공군사관후보생 83기로 임관하여

공군 영어교육장교로 복무하면서 공군교육사령부 영어교육대대에서 해외파견요원에게

영어를 지도했다. 영어 교육 겸 군비디오 자료 번역일을 하였던 것이 번역가의 길로

접어드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스웨덴어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주립대학교에서 광고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했으나 졸업은 하지 않았다.

 

 

 

 

[주요 저서]


나의 영어는 영화관에서 시작됐다, 웅진지식하우스, 2008.01
 이미도의 아이스크림 천재영문법1,2,3, 파우스트, 2009.11~
이미도의 등 푸른 활어영어, 디자인하우스, 2004.11
 영화백개사전 영어백과사전, 물고기도서관, 2006.12
이미도의 영어 선물, 웅진지식하우스, 2010.03
 이미도의 영단어 타이틀매치, 뉴런, 2009.03
 이미도의 영어 상여관, 진명출판사, 2009.08
 별책 블로그, 물고기도서관, 2006.12

 

[번역 영화 대표작품들]


세가지 색: 블루,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 펄의 저주, 쿵푸팬더, 반지의 제왕,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글라디에이터, 진주만, 와호장룡, 인생은 아름다워, 

뷰티풀 마인드, 슈렉, 인디펜던스 데이, 아메리칸 뷰티, 제리 맥과이어,
피스메이커, 시카고, 더록, 식스센스, 영웅 등 약 450편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