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12년] 잔인한 앵글로섹슨족이 수여한 아카데미 작품상
그리고 팻시 역의 루피타 뇽(Lupita Nyong'o)
'노예12년'은 실화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로 2014년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았다. 그리고 아카데미 시상식 최초로 흑인감독이 연출한 영화가
최고의 작품상을 수상한 것으로도 의미가 있으며, 이 영화에서 흑인노예 팻시 역으로 출연한
신예 루피타 뇽(Lupita Nyong'o)은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각색상까지 포함해 3관왕을 차지한 '노예12년'을 보고 영화후기 짧게 올린다.
그야말로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그래비티와 더불어 집중 조명된 영화가
'노예12년'인데, 개인적으로 앵글로섹슨족이 수여하는 작품상이란게 또 한번 아이러니로
다가온다. 앵글로섹슨족의 후예가 영국인이고 또 아메리카로 이주해 번영을 이룬
미국이란 국가의 백인, 즉 양키(Yankee)들이 바로 그들 아닌가 말이다. 얼마전 국내에서도
'염전노예'니 하면서 사회문제화 되면서 충격을 던지기도 했는데, 같은 인간끼리 노예로 부리는
이런 야만스러운 행동은 사실 동물 세계에도 없는 희안한 일이다. 바꿔말하면 인간이 때론
짐승만도 못하다는 표현은 바로 이럴 때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물론 견해의 차이는 있지만, 통상적인 개념으로 미루어 그렇다라는 이야기이다.
'노예12년'은 어쩌면 "소문난 잔치에 먹을거 없다"는 생각이 느껴질 정도로 일반인들에겐
매우 지루하거나 단조로운 영화로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극적인 연출장면은 거의 찾아볼 수
없을 뿐더러 오락적이거나 흥행을 기대할만한 요소는 일단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보이질
않는다. 물론 그래도 일반대중들은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라 해서
너도나도 이 영화를 보겠지만, 영화적 재미로 접근할 그런 영화는 아니다.
다만, 이 영화가 1840년대의 실존인물이었던 '솔로몬 노섭' 자신이 직접
체험했던 기막한 사실들과 경험을 책으로 엮어 이제서야 '노예12년'이라는 동명의
제목으로 영화화된 데 대해서는 큰 의미를 부여할만하다고 본다. 미리 말하지만, 영화는
그 흔한 극적장치는 거의 없다. 상당부분 관객은 그저 3자입장으로 바로 옆에서
관조하는 것처럼 한 인간이 얼마만큼 부당한 대우 속에 내동댕이 쳐질 수 있는지, 어떻게
인간이 인간을 노예로 삼아 짐승처럼 다루는지 사실 그대로 묵도하게 될 것이다.
마치 방치된 듯 보여지는 영상 속 노예들의 처절한 삶을 바라보는 것은
차라리 지옥도를 보는 듯 할 것이며, 생생한 장면들에 드라마틱한 효과도 없지만
보는 내내 불편한 진실들을 접해야 하는 가운데 짜증마져 밀려올 수도 있다. 영화를
보면서 문득 드는 생각은 신께서 참 불공평하게도 인간을 창조하셨다는 것이었다.
왜 인종별 피부색을 다르게 창조하셔서 어리석은 인간으로 하여금 이런
지옥을 스스로 만들게 했는지 말이다.
▲ '노예12년' 메인 예고편. 솔로몬 노섭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 아카데미 작품상 외 3관왕 차지.
나역시 노예12년을 보는 내내 솔직히 욕밖에 안나왔다. 인간이 인간을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노예로 부릴 생각을 했다는 자체부터가 혐오스럽기도 했지만,
앵글로섹슨족에 뿌리를 둔 아메리칸 백인들의 무자비함과 교활함, 그러면서도 하늘을 우러러
신을 찾고 기도하며 성경을 읽어대는 장면은 정말 역겹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여배우
'루피타 뇽(Lupita Nyong'o)'이 연기하는 '팻시'역이 아마도 가장 인상에 남는데, 자비란 전혀
없는 그 사악한 모습에 얼마나 치가 떨리던지, 그리고 엡스라는 농장주의 아내는 얼마나 재수가
없었는지 모른다. 자신도 여자랍시고 그것도 흑인여자 노예를 시샘하며 얼굴에 병을 던지고
할퀴어 뜯으며 피와살점이 튀도록 채찍질하 명령하면서도 고상한척은 다하는 재수 쩌는
백인마님으로 나오는데 이건 독일 '나찌'보다 더 심하다. 하긴 우리나라의 경우도 조선시대
시샘하는 여자노비를 붙잡아다가 뜨거운 조총을 한 주전자 들이부었던 안방마님도
있었다고 하니 여자들의 시샘은 피부색 인종 다 필요없는 모양이다. ㅠ.ㅠ
세계사에 관심을 가지고 살피다 보면 사실 오늘날 '신사의 나라'로 통하는
영국이란 나라가(혹은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주한 양키던간에) 왜 그런 듣기 좋은 수식어를 갖게
되었는지 새삼 놀라게 될 것이다. 역사상 가장 잔인하고 무자비하며 교활한 야만족이었던
앵글로섹슨족이 유럽에 정착하면서 문명화 되어가는 속에 만들어진 역설적 표현이라는 사실 말이다.
그런 DNA를 물려받은 오늘날의 미국이라는 나라가 지구촌 경찰국가를 자처하고는 있지만, 또 다인종
사회로 변화했지만 여전히 그들 씨는 뿌리부터가 앵글로 섹슨족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때문에 영화 '노예12년'에서와 같은,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이해 안되는 그런 야만인의
습성이 그대로 남아 흑인노예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짐승처럼 부리는 일들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계속 보다 보니 물론 영화 속 이야기들일 뿐이라고는 하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사실 그대로 말하자면 그들이야말로 야만족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모조리 싸잡아 그렇다는 말은 아니지만, 참 모순과도 같은 것이 그들의 놀라운
양면성은 결국 오늘날 첨단 문명을 만들어냈고 자본주의를 만들어냈으며 세계를 호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그들의 우월한 유전자와 그들이 일궈낸 신화적 사건들에 경외감을 가져야
하나 싶지만, 그래도 내눈에는 여전히 그들의 뿌리가 앵글로섹슨족의 야만성이 깊게 베어있을거란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평소 미드나 헐리우드 영화에 심취해 있기는 하지만, 혹은 일본영화나
일본의 문화를 소개할 때도 있지만 원천적으로 그들의 악행과 야만성, 본질까지 모두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그들의 정체성에 대해서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다.
'노예12년'은 어쨌든 그런 영화다. 영국과 미국이 만들었고 스타 브래드 피트(Brad Pitt)는
공동 제작자로 참여하기도 하며 영화 속 구세주 '베스'역으로 깜짝 출연하기도 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도대체 브래드 피트는 언제쯤 나오는거야?' 했는데 아주 중요한 역활로 등장하지만,
고작해야 10분 분량도 안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자유인으로 분명 등장하기는 한다.
'노예12년'의 내용은 뉴욕 주에서 태어난 자유 흑인으로 1841년 워싱턴 D.C. 에서
납치되어 노예로 팔린, 실존인물 '솔로몬 노섭'의 일대기를 줄거리로 삼고 있다. 1853년에
회고하여 쓴 작품을 각색한 영화로 그는 풀려나기전 12년 동안 루이지애나주에 있는 대농장에서
실제로 노예로 살았다고 한다. 솔로몬 노섭의 회고록은 1968년에 Sue Eakin과 Joseph
Logsdon이 공동편집 하였다고 하며 영화말미에 자막으로 소개되지만, 그는 이후 흑인노예들의
해방을 위해 인권운동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으나 그가 언제 어떤 이유로 사라졌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바 없다고 했다. 아마도 백인이 제거했을 것이 뻔하다.
스티브 매퀸(Steve Mcqueen)감독은 이 영화 '노예12년'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흑인감독이 연출한 영화가 최초로 작품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고작 3번째 연출한
영화에 해당하는데 이런 영광을 누렸다. 각색을 맡았던 존 리들리가 각색상을, '팻시'를 연기한
루피타 뇽(Lupita Nyong'o)이 여우조연상을 수상해 아카데미 3관왕을 차지했다. 주인공
노섭 역을 했던 치웨텔 에지오포(Chiwetel Ejiofor)는 빠졌지만 나름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제목에서 앵글로섹슨족이 수여한 아카데미 작품상이라고 표현했는데, 이게 또다른 역차별일지
몰라도 그만큼 '노예12년'을 보는 내내 이해 안가는 백인종족들에 대해 정말 많은 분노를
느꼈었다. 더 재수 없었던 건 어떻게 저러고도 하느님을 섬기고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떠들어댈 수가 있는지, 그 부분이 가장 이해 안가는 토악질 나는 부분이었다.
노예 12년은 2013년에 개봉된 후 비평가의 좋은 평가를 받았고, 여러 매체에서 올해의
최고 영화라는 찬사가 이어졌었다. 국내에서는 지난 2월27일 개봉했는데 아마도 이번 아카데미
수상을 계기로 영향이 있을 듯 하다. 2014년 '노예12년'은 최고영화; 드라마부문에서 골든 글러브
상을 받았고, 최고영화, 최고감독(McQueen), 최고배우 (Ejiofor), 최고조연(Nyong'o) 등, 9개의
아카데미 상 후보로 선정돼기도 했었다. 진지함을 아는 분들이라면 볼만한 영화이며, 그냥 유명세에
'나도 한번'하는 분들은 구지 보실 필요는 없을지도 모르겠다. 취향에 안맞거나 지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팻시'역을 맡았던 여배우 루피타 뇽(Lupita Nyong'o)도 기억하시기
바란다. 노예12년이개봉하던 날 '논스톱'이란 영화에도 그녀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노예 12년
12 Years a Slave, 2013
미국, 영국
상영시간:134분
개봉:2014년2월27일
감독:스티브 맥퀸(Steve Mcqueen)
출연
치웨텔 에지오포(Chiwetel Ejiofor-솔로몬 노섭),
마이클 패스벤더(Michael Fassbender-에드윈 엡스),
베네딕트 컴버배치(Benedict Cumberbatch-포드),브래드피트(Brad Pitt-베스),
루피타 뇽(Lupita Nyong'o-팻시),사라 폴슨(Sarah Paulson-메리 엡스),
폴 다노(Paul Dano-티비츠),알프리 우다드(Alfre Woodard-쇼 부인)
루피타 뇽
(Lupita Nyong'o)
영화배우, 영화제작자
출생:1983년 3월 1일(멕시코)
신체:165cm
가족:아버지 Peter Anyang Nyongo
수상: 2014년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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